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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TALK

백련동농원 전경.jpg 피톤치드를 많이 내는 편백나무가 군락을 이뤄서 치유의 숲이라 불리는 전남 장성의 축령산에 다녀왔습니다.

이런 기행문은 일상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을 다루는 <예수와 함께 먹고, 싸고, 자고... 걍 그렇게 살아가다>의 범주에 쓰면 되는데, 쓰려다보니 <장애의 길을 걷다>범주에 자리잡음을 보게게 됩니다.

이런 일을 여러번 당합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장애의 문제로 귀결되는...

(장애가 얼마나 저의 삶을 지배하는지를 알게 되네요.ㅠㅠㅠ.하지만 그러거나 ㅂ말거나...)

그래서 장애의 문제로 또 방향을 틀어 이야기를 이어 봅니다.

축령산 치유의 숲을 찾은 것은 건강문제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해피해피 브레드를 워낙 가슴으로 깊이 느끼고 봐서 거기 나오는 카페를 우리 현실에 지어볼 자리를 찾고 싶어서 간 것입니다. 그곳은 많은 분들-몸이 상한 분들-이 찾아오고, 아예 살림을 끌고 와서 살고 있으니까, 정년 퇴직후 그 곳으로 가서 카페를 내고 주말에는 좋은 영화를 같이 보며 교제를 나눈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였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 그곳엔 새로운 집을 지을 장소는 없었습니다. 이미 지어진 곳 중 제 용도로 딱 맞는 곳이 한 곳 있었습니다. 저기는 이렇게 고치고, 저렇게 집을 신축하겠다는 안이 자연스럽게 서는 곳이었습니다. 바로 백련동 농원입니다.

이 여행이 장애와 또 연관을 맺는 것임을 발견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곳은 이런 모습입니다.

백련1.jpg

백련동농원 전경.jpg

 

 

                                                          

(제가 사진 편집 실력이 부족하여 사진이 서로 붙지를 않네요.,

 

이곳 왼쪽으로 보이는 가게에서는 편백나무로 만든 여러 가지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냥 그 건물에 카페를 만들거나 오른쪽 공터에 새건물을 지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왼쪽 가게에서 팔고 있는 기념품들은 편백나무를 이용한 베개.편백나무 지압기..... 그중에서 저를 울린 것은 편백나무 팽이였습니다.

팽이.jpg

 

편백향도 좋게 남은 물론이고, 돌려보자 정말 팽글팽글 잘 돌았습니다. 그런데 팽이는 잠시후 돌기를 멈추고, 픽 쓰러지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보고 있자니, 제가 저 팽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절감하였습니다. 나의 삶이 , 나의 존재가 이렇구나. 하나님이 나를 돌려주지 않으시면 나는 세상에서 살아 돌지 못하고, 픽 쓰러지는 존재로구나.

주님! 저를 돌려 주소서. 제가 돌겠나이다.

<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길을 계획 할 찌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 169)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나를 가르쳐 주의 뜻을 행하게 하소서. 주의 영은 선하시니 나를 공평한 땅에 인도하소서>(시편 14310)

저는 이 팽이가 좋아서 20개를 사고, 여기에 편백나무 손지압기 20개를 보태 사서 제가 이번에 연출한 드라마<모퉁이> 출연자와 스탭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산행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산 관리사무소에서 철로 된 차량 출입 금지대를 풀어주어서

간신히 차가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차로 들어 가면서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

휠체어를 타고는 도저히 못올 곳이로구나. 길이 아주 험했고, 걷기에는 너무 거리가 길었습니다.

정상에 차를 대고는 지팡이에 의지해서 걸으며 나무를, 하나님이 만드신 산을 즐겼습니다.

  축령산 편백숲.jpg

산헹중에 만난 한 분은 폐결핵을 앓으신다면서 아예 거주지를 이곳으로 옮겨서 살고 있다기에 충분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카페가 아니라 살림집으로 삼고 살아도 좋겠다는 결심을 하였답니다.

산 안내판을 보니 산너머 금곡이라는 곳에 영화마을이라고 있더군요.

시간이 없어서 거길 못가보고 돌아온 것이 영 마음에 꺼려집니다.

분명 장소가 아름다우니 영화를 찍었겠지요?다음에 시간내서 다시 내려가 그곳을 가보아야겠습니다

참 빨빨거리고 잘도 돌아다닙니다. 제가 생각해도 장애인 치고는 유쾌한 장애인입니다.

나중에 제가 백련암 농원 사서 카페 지으면 한번쯤 아니, 한번 이상 놀려 와 주시구려. 하나님이 만드신 치유의 기운을 한껏 드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