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사랑했던 교회를 떠나며 성도들에게 드리는 부탁의 글

by 김련기 posted Apr 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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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기에 앞서 제 글이 특정대상을 비판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교회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건강한 방향으로 흘러가길 바라는 글임을 말씀 드립니다.

 제가 우리 교회를 다닌 지 만 11년이 됐습니다. 그리고 캠퍼스전도위원장, 리더와 간사 등 영적 리더로 쓰임 받은 것도 큰 영광과 감사의 내용입니다. 간사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팀모임 시간에 성경교리공부(칼빈의 5대교리,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를 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1년 전부터는 한 달에 한 번 하던(팀모임 때) 성경공부를 매 주 해왔습니다. 팀모임이 웃고 떠드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말씀의 기본기가 약한 팀원들에게 그것을 강화시켜주고 바른 믿음으로 이끌기 위함입니다.

 담임목사님께서도 간사와 리더의 첫째 사명은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리더모임과 설교시간 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기에 우리교회가 따르고 장로교회와 개혁주의가 따르고 있는 올바른 교리들을 전달해주고 가르치는데에 힘썼습니다. 친교에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팀모임 시간의 반은 친교로, 반은 성경공부로 진행했습니다.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7년간 매 주 한 번씩 캠퍼스로 전도를 나갔으며 제가 맡은 팀의 모임 수가 진에서 첫째 또는 둘째로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토요일에, 팀모임 때 팀원들이 어려워하고 혼란스러워 할 교리교육을 한다는 사유로 간사에서 제명되었고 지난 주일, 7일을 마지막으로 간사를 그만하게 되었습니다.(왜곡되거나 오해의 소식이 들리면 추후 자세히 올리는 것을 검토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사랑했던 교회와 성도들을 기억하며 마지막으로 부탁의 글을 씁니다.

 

교회 차원에서 검증된 교리에 대한 교리교육을 하길 건의하며 성도들 스스로도 교리공부를 열심히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교리는 신앙의 체계이며 원리입니다.

성경에서도 교리의 필요성에 대해 곳곳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말로 우리가 믿는 것을 고백할 때 예수님께서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시인한다고 말씀하기도 합니다.(마 10:32~33) 간혹 씹어 먹을 그릇이 안 되므로 딱딱한 교리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로마서에 나오는 그 부분은 교리를 가르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전하고 분별해야한다고 성경에서는 분명히 말씀합니다.

 교리는 딱딱한 것이 아니라 성경을 쉽게 정리한 신앙의 체계이며 원리입니다. 초대교회, 청교도들, 초기한국교회가 해왔던 믿음의 조상들의 좋은 신앙유산인 교리교육의 전통을 잘 물려받아 후손들에게까지 이어줘야 할 것입니다. 믿음의 조상들이 처음 믿게 된 사람부터 철저히 교리교육을 시켰던 이유는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전달하고 옳게 분별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할 바는 하나님보다 앞서서 그들이 그것을 못 받아들일 것을 염려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뜻하시는 대로 진리의 말씀을 설명해주고 가르치는 일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이 있는데 굳이 교리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경 66권을 다 정확히 파악하고 외우면 좋겠지만 그러기에 한계가 있기에 그 중에서 핵심적인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 놓은 교리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성경을 열심히 읽고 연구하는 것을 동반해야 합니다.

 교리는 성경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경을 세웁니다.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에 대해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 놓은 것이 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의 절대적 권위와 성경의 절대적 실천을 강조하는 개혁주의 교회가 교리를 강조하고 철저하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교리는 교회의 입장에서 건강한, 같은 신앙을 고백함을 통해 교회를 하나 되게 하며 잘못된 신학사상과 이단이 들어오는 것을 분별하고 차단해서 교회를 건강하게 합니다. 성경을 바라보고 해석할 때 개인적 신앙과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신학적 틀로 보게 되는데, 교리는 초대교회 때부터 정리된 바른 성경적 가치관과 신학으로 성경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성경을 체계적으로 잘 요약한 교리공부를 통해 성경을 잘 보존하고 우리 삼일교회의 다음세대들에게 잘 전달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11년간 우리교회를 다니며 성경적 가치관, 교리가 올바로 서있지 않아 문제가 되는 모습들을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단편적인 예로, 성경에서 말씀하는, 칼빈의 5대교리에서 정리한 구원관을 모르는 영적 리더가 대부분일뿐더러 안다 하더라도 옳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진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영적 리더들(제가 만난 사람들의 절대적 다수)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영적리더들을 가르치는 성경교재로 자유주의(이단 신학사상) 목사의 교재가 채택되는 현상 또한 그리 낯선 현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제가 아는 남전도회의 영적리더이자 선교담당을 수년간 하셨던 한 분은, (직통계시를 주장하며 이미 이단으로 규정된)신사도운동에 대해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는 등의 반성경적인 생각들을 밝히기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믿음의 문제이기도 하며 교리를 통한 성경말씀에 대한 바른 이해가 없기 때문에 나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모습들은 성도들 뿐 아니라 교회에 이미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 빈야드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하나님 보다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열린예배(특히, 젊은이예배와 철야예배 때 콘서트에서 쓰는 조명기법과 연기를 내뿜는 것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형태의 예배, 인본주의와 알미니안주의의 정수인 4영리 전도방법 등등 개혁주의를 추구하는 우리교회에서는 해서는 안 될 인본주의적 요소와 관행들이 바뀌길 바랍니다. 이 모두가 복음주의교회에서 실수하고 있는 것들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단편적인 예들은 데이빗 웰스가 ‘신학실종’이라는 책에서 밝혔듯이 교회에서 신학이 실종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변질되어가고 있다는 단적인 예입니다. 이 글을 읽는 성도들이 수백, 수 천년간 검증된 올바른 교리공부를 통해 말씀에 대한 바른 지식과 이해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밝히는 것은 이 글의 목적은 교회와 성도들이 더욱 건강해지길 바라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쓴 것임을 밝힙니다. 이제 11년간 사랑했던 교회를 떠나게 돼 인간적인 아쉬움과 슬픔이 크지만 저를 지금도 아껴주고 사랑해주시는 여러 교역자 분들과 중직자 분들, 그리고 형제, 자매님들에게 감사와 작별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든 성도들이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며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지고 건강한 개혁주의 신앙을 지켜가며 후손에게 물려주게 되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ps:

아래는 제가 평소 팀모임 성경교리시간때 인용하거나 가르쳤고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입니다. 총 추천도서는 50권 정도 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만 올리니 이 책들 먼저 읽으시면 도움이 많이 되실 겁니다.

첨부파일에는 교리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한 목사님이 잘 정리해 두신 글을 첨부했습니다.

<기독교 강요 

 칼빈주의 5대교리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 1~3 

 특강 소요리문답 상,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강해 1~4 

 도르트 신조 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