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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TALK

안녕하세요,

 

대청 15진 청년으로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부 박사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중동 문제가 전공이 아니라 매우 조심스럽지만 우리 교회를 아끼고 선교대원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마음에서 레바논 선교 관련 몇 가지 우려되는 점들을 정리했습니다. 이 글이 해외선교 관련 결정을 내리는 분들에게 논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것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인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냉정하고 솔직한 논의를 통해 지혜로운 결정 내려주시길 부탁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이스라엘 중심의 중동 정세는 최근 유혈 사태를 겪으며 더욱 불확실하고 불안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이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을 감행한 직후 오래 전부터 제기된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미 며칠 전에는 수 십 명의 민간인이 총격으로 숨지고 수 천 명이 부상을 당하는 비극도 발생했습니다. 예견되었던 재앙이고 이 문제가 단기간에 잠잠해질 것이라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접경 국가인 레바논에 일반 선교단원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지혜로운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상식적인 판단으로 보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첫째, 선교대원으로 떠나는 성도들의 안전이 매우 걱정됩니다. 언제 전쟁이 날지 모를 화약고와 같은 중동 지역에 일반 성도들로 구성된 선교단이 활동해왔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충격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여행자 보험조차 가입되지 않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우리 성도들의 안전을 담보할 장치가 전혀 없다는 사실은 결코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심각한 ‘안전 불감’입니다. 해외 선교를 담당하는 교역자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 경주 지진과 같은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서 안전에 대한 요구가 매우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더욱 그러하고요.

 

둘째, 교회 밖에서 우리 교회의 활동을 지켜보는 수 많은 비기독교인 시민들은 중동 지역 해외 선교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특히 지금처럼 언제 화약이 터질지 모르는 시기에 위험 지역에 우리 교회가 선교단을 파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일반 시민들은 성도들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이를 비난하지 않을까요? 아프가니스탄에서 비극적인 사고를 당한 ‘샘물교회 사건’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것입니다. 교회가 세상에 덕이 되기보다 비난의 손가락질을 당할 가능성이 크며, 장기적으로 한국 교회의 해외 선교 활동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2007년 ‘샘물교회 사건’이 대표적으로 보여주듯 혹시라도 현지에서 선교대원들의 신변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레바논이 지역 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경우, 이는 국가 간 심각한 외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며 대한민국 정부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으로 가는 선교와 중동이나 아프리카 지역으로 가는 선교의 결정적인 차이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활동이 대한민국 정부에게 큰 짐이 된다면 그 활동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국가를 위해 기도하면서 동시에 정부에 짐이 되는 행동을 한다면 이는 대단한 모순입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자 보험조차 가입할 수 없는 지역에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 성도로 구성된 선교단을 보내는 것이 과연 바른 결정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집니다. 특히 한국 사회 및 교회에서 우리 삼일교회가 자의든 타의든 떠맡고 있는 역할의 무게를 고려하면, 하나의 결정을 내리더라도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교인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면 더욱 그렇고요. 순수한 신앙의 열정으로 하는 활동이라도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에 부담이 된다면 그런 활동을 하는 것이 지혜로운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현지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대원들이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정세가 매우 불안한 지역에 선교단을 파견하는 그 행위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선교를 담당하는 교역자들의 신중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부탁합니다.

 

 

<관련 기사들>

 

이스라엘 美 대사관 이전…유혈 충돌 16명 사망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649277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식이 거행됐던 14일 이에 반발한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맞고 총 62명이 숨졌으며, 3000여 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23&aid=0003373518

 

<중앙일보: 10년 전 오늘, 전 국민을 경악케 한 샘물교회 피랍 사건>

http://news.joins.com/article/21774538

 

 

 

<레바논 안전 관련 외교부의 공고>

 

안전공지(중동 지역 정세 악화 유의)

최근 미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JCPOA) 탈퇴 선언(5.8),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5.14), 이슬람 금식월 ‘라마단’(5월 중순~6월 중순) 등 최근 중동 지역 정세 변화로 인해 현지 치안 악화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주 레바논 대사관, 2018-05-11)

1. 다중 밀집장소 출입 자제
2. 여행제한지역 출입 금지 및 자제 
3. 단기선교여행 활동 자제
4. 현지 문화, 종교 및 관습 존중
5. 대사관과의 비상연락망 유지

 

(안전공지) 주재국 단기선교활동 관련 유의

레바논 출입국당국은 외국인의 체류 목적 외 활동 (예 : 단기관광 비자 소지자의 레바논 내 단기선교활동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문제 발생시 입국금지 등의 제재가 가해질 수 있음을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 레바논 대사관, 2018-04-30)

 

안전공지 (시리아 난민촌 방문 자제)

관광목적 단기체류 비자로 입국한 아국인 단체여행객이 시리아 난민촌을 방문하였다가 레바논 치안 당국에 의해 억류되거나 출입 저지되는 사례가 최근 몇 차례 발생하였습니다. 레바논은 관광사증 입국자의 목적 외 체류 활동(특히 선교)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특히 난민촌 방문 등은 안전 우려가 있어 치안 당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레바논을 여행하시는 분들께서는 위와 같은 안전 문제 및 주재국과의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 레바논 대사관, 2018-03-09)

 

 

<작년 말에 올린 글>
https://www.samilchurch.com/index.php?mid=samiltalk&page=4&document_srl=1561459

 
  • ?
    김종철목사 2018.05.23 06:18

    성일형제님..
    안녕하세요. 레바논 선교 담당자 김종철 목사입니다.

    현재 레바논을 중심으로 한 시리아, 이스라엘, 이란의 상황을 저희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레바논팀 뿐만 아니라 해외선교부 차원에서도 레바논 선교에 대한 문제를 논의중에 있습니다.

    계속해서 함께 기도해 주시고,

    교인들이 안전하게 선교를 할 수 있도록 저희도 대안을 마련중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장성일 2018.05.23 14:15

    안녕하세요 목사님,

    답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