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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TALK

이틀전 이대안에 있는 소극장 아트하우스 모모에 가서 해피 해피브레드를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영화본 이야기를 이렇게 표현하고 나니 저희들 대학원 <자원봉사>수업시간에 낸 과제물 제목이 떠오릅니다.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영화>였거든요, 저의 장애인 영화를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자막을,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화면해설을 하였는데, 누군가 저리 멋진 제목을 달았네요) 영화가 기대이상으로 맛있어서, 끝난후 극장옆에 마련된 다이어트 빵집에서 진짜 빵까지 잘 먹고 왔습니다. (영화속에서 씹으면 바삭 바삭하고 소리가 나는 빵이 나오길래 그런 빵을 원했는데, ... 쩝이었으나....)이틀전 기분 너무 우울하여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명작영화 <7의 봉인> 한다하니 장소나 제대로 익힐겸 가서 우연히 보게 된 영화였습니다.그런데 저런 명작을 보여주시다니..-, 나의 하나님이 나를 위로하고 힘 주시려고, 이런 영화를 구워놓으셨구나 싶을 정도로 황홀했습니다.

영화 <해피해피 브레드>는 일본 홋카이도 츠키우라의 아름다운 도야코 호수.옆에 있는 카페 마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카페 주인은 도시 생활을 접은 젊은 부부,리에(하라다 토모요)와 미즈시마(오이즈미 요)이지요. 외지고 외진 카페 마니에 새로운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합니다.(이러면서 지역주민의 공동체가 형성되고, 이 카페 마니는 그때부터 제게 복지관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맛있는 빵과 요리를 통해 카페 마니의 손님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리에와 미즈시마는 사회복지사로 보였지요.

빵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에수님의 최후 만찬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마태복음 2626)*이어령 교수님은 여기서 떡이 사실은 빵으로 표현되는게 더 정확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시더군요.

저는 존 레논의 <LOVE> 라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 노래중 가사 Love is real, Love is touch때문이지요. 사랑이 feeling이고 어쩌고 하는 고상한 사람들에게 고상한 화 있을 진저!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서도 먹는 것의 중요성을 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마을 잘 이끄는 비결이 뭐냐고 묻는 군인에게 촌장은 한마디합니다. ‘잘 멕여야 돼

해피해피 브렌드는 3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세가지 이야기 모두가 share라는 것으로 맥이 꿰어져있습니다. 이 영화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미시마 유키코 는 이렇게 작의를 밝히고 있습니다.

<처음 츠키우라에 갔을 때, 이 장소를 찍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습니다.

검푸른 호수와 한 면을 꽉 채운 새하얀 눈이 너무도 아름다웠기에 오히려

마음이 조금 결핍된 사람들마음만 떨어져 있는 부부를 그리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어쩌다가 가장 갖고 싶은 것을 지나쳐버리는 실수를 합니다.

하지만 이 장소는, 누구라도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을 하나는 발견할 수 있는, 틀림없이 그런 장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마무리하는 중에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내 자신이 한신 아와이 대지진(일명 고베 대지진)을 직접 경험한 후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하여 느낀 것과, 지금의 일본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을

하나만담아보자고 새롭게 제작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것에 있어서의 ‘share’ 라고 하는 사고방식입니다.>

나눔을 담고 있는 해피해피 브레드에 나오는 세가지 음식은

1. 구겔 호프, 2, 호박 스프 3, 깜파뉴입니다.

구겔 호프는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명과로. ‘축하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파티 음식이나 특별한 시즌에 먹는 빵으로 알사스 지방에서는 일요일 아침의 빵입니다. 마니 카페에,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빠질 수 없는 요리입니다. 첫 에피소드에는 실연당한 여인이 나오고 이 여성 손님에게 행복한 구겔호프 생일 파티를 열어주어 마음을 위로해준다. 이 여자는 이 카페에서 그 동네에 사는 청년을 자연 속에서 만나 새 사랑을 시작합니다.

두 번째 호박스프는 조그만 소녀 아이와 혼자사는 그녀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에 등장합니다. 그 소녀는 자신의 엄마가 해주었던 호박스프를 그리워 합니다.카페 마니의 여주인 리에는 이들 부녀에게 이런 편지를 전합니다.< ‘따뜻한 밥, 만들고 있어요. 배 고프면 오세요, >이들 부텨는 카페 마니에서 호박스프를 먹으며 서로 상처로 남았던 부녀 관게를 회복합니다.

세 번째 음식 깜파뉴는 이 영화의 무대인 홋까이도의 아름다운 설경을 배경으로 해서 마니의 식탁에 놓여집니다.

함께 오래 살아 은혼식까지 넘긴 노부부가 찾아옵니다.

후에 밝혀지는 사연으로 그들은 죽음을 결심하고 그 마을로 온 겁니다.

할머니가 오래 살지 못한다는 판정을 받고 , 아름다운 곳에서 삶을 마감하려는 것이지요. 그랬던 그 부부가 왜 삶의 희망을 다시 찾았을까요? 바로 카페 마니의 음식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할머니가 싫어했던 빵을 할머니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할아버지는 깨닫습니다. 할머니가 새로운 것을 맞아들이는구나. 날마다 새로 태어나기, 예 거듭남이지요. 예수께서 밤에 찾아온 니고데모에게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요한복음 37)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거듭남이 가능하고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하듯이,

새로운 생명은 어떤 죽음도 받아들일수가 없지요.

이때 키워드로 등장하는 빵이름 깜파뉴는 pain de campanue로 시골빵이라는 겉뜻이 있지만, 사실 함께 하는 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합니다. 소통의 부재시대에 깜파뉴는 감독이 말하고 싶어한

share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네요.

카페 마니는 한사람한사람을 구원하였지만, 영화 엔딩에서는 그들이 모두 모여 같이 노래를 하며 빵을 나눕니다. 한 개인개인에 대한 복지가 결국은 한 지역공동체를 살린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구두선에 머무는 복지가 아니라, 구체적이 실제적으로 다가가는 복지의 중요함을 이 영화에서 봅니다.

그리고 마지막 마감은 이말씀으로,

(영화에서도 매 에피스드 끝에 <혼자 보다는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나레이션이 반복됩니다.)

<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슬피 울어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마태복음 1117)


*이런류의 영화는 대개 지루하거나 밍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매우 강렬해서지요. 인물은 소리 지르지 않지만, 내재하는 갈등선이 잘 살아있어, 시종일관 긴장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이 긴장은 수려한 경관에 보태져 더 빛을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