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에 닥친 시급한 문제

by 신창조 posted Mar 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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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평양노회는 전ㅇㅇ 목사 재판에 대한 결과로 "공직정지 2년, 강도권 2개월 정지"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로 "ㅇㅇ과 부적절한 대화와 처신을 한 것이 인정"된다고 했지만, 과연 "부적절"한게 뭔지는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판결문에 덧붙인 글에 "간음 중 현장에서 잡혔던 여인"의 비유를 들며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고뇌했다고 했더군요.

이후 전ㅇㅇ 목사의 사과문에는 "한 자매와 커피를 마시던 중 부적절하게 농담을 주고 받게 되었고 이후의 상황에서도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 "부적절한 농담"이 뭔지, 또한 "이후의 상황"이 뭔지는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홍ㅇㅇ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한 자매와 대화를 하던 중 자매가 가슴이 작다고 하자 전ㅇㅇ 목사가 농담으로 "글쎄, 벗어봐야 알지."라고 했지만 분위기가 묘해졌고, 그 자매가 내실(담임목사실 안에 있는 침실)로 들어가 옷을 다 벗었다는 겁니다. 전ㅇㅇ 목사는 우두커니 보다가 방을 물러나왔고, 잠시 후 그 자매가 옷을 입고 나와 아무 말 없이 빠져나갔다는거죠. 즉, 전ㅇㅇ 목사가 한 말은 "글쎄, 벗어봐야 알지." 뿐이고, 한 행동은 "우두커니 보다가 방을 물러나온 것" 뿐입니다. 만약 홍ㅇㅇ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ㅇㅇ 목사는 피해자이고 억울한 사람인거죠.

하지만 전ㅇㅇ 목사의 측근이었던 한 변호사가 홍ㅇㅇ교회 개척 즈음 썼던 글에는 "저는 목사님이 과거 잘못이 가볍다고 얘기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적어도 그분이 청춘을 바쳐온 교회를 사임할 정도에 이르는 큰 잘못이었음에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되어있습니다. 적어도 전ㅇㅇ 목사가 억울할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어쨌든 평양노회는 전ㅇㅇ 목사가 "공직정지 2년, 강도권 2개월 정지" 판결을 받을 만한 잘못을 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평양노회에서 판결 결과를 내지 않았기때문에 총회에서 재판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삼일교회의 상소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노회에서 판결을 했기때문에 총회에 상소를 했습니다. 그게 지난 2월 초였지만 한달 반이 지난 아직도 총회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총회도 평양노회의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 같다'라거나 '총회가 너무 정신 없어서 이번 총회 때 다루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등의 말이 들리긴 합니다. 어쨌든 총회에서 적극적으로 이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우리 교회 앞에 걸린 한 현수막이 있습니다. "기독자유당 1천만서명주간"이라는 큰 타이틀을 달고 있더군요. 자세히 보면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저지를 위한 기독자유당 1천만서명주간"이라고 적혀있죠. 동시에 우리 교회 주보 옆에 서명용지가 놓여있었습니다. 바로 이 현수막과 관련된 서명이죠. 아래 저 서명이 뭔지 물어보는 글이 있고, 그 답변으로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요청이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현수막에 나왔듯이 그 이면에는 "기독자유당"이 있습니다.

저는 지지하는 정당도 있고 싫어하는 정당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교회에 요구하지도 않았고, 교회가 그 당을 지지하거나 비판해야한다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교회로 남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교회가 어느 정당의 노리개가 되는 것은 매우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게다가 바로 교회 앞에 그 이면이 뭔지 떡하게 현수막까지 달려 있는데도 말이죠.

또한, 그 당이 주장하는 바가 기독교적 가치에 부합하느냐에 대한 고민 역시 있습니다. 물론 동성애, 이슬람(기독교가 아닌 타 종교)에 대해 교회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교회가 그들을 배척하고 몰아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아니다"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왜냐구요?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니까요. 예수님이 우리에게 정리해준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지, "하나님을 사랑하고, 어떤 이웃은 미워해라"가 아니잖아요.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과거에 한번 다뤄진 적이 있어서 길게 적진 않겠지만, 확실히 이제 개신교가 사회의 권력이 되었구나, 천주교나 불교가 저런거 안하니까 다행이다 란 생각만 들더군요.

제가 이 글의 시작을 전ㅇㅇ 목사 사건으로 꺼낸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 교회에는 동성애보다도 훨씬 더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가 있습니다. 교회에서 벌어지는 성범죄 문제입니다. 사실 교회 내에서만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서 광범휘한 성범죄가 횡행하고 있죠. 하지만 적어도 하나님을 믿는 교회라면 일반 사회보다 조금은 더 그 문제를 털어버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단면을 이 글의 서두에 이야기 한 것이구요.

물론 동성애 역시 죄의 결과로 볼 수 있고 그게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한다면 그거야 말로 하나님이 은혜를 주셔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요? 목사가 성범죄를 저질러도 제대로 된 징계조차 내리지 않는 이 한국 교회는 어쩌면 동성애 문제까지 갈 수준도 안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성애 등을 언급하는 어떤 집단들에게 어떠한 진정성도 느낄 수 없는 것이구요...

한국 교회에 수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뭘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하고, 뭘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까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에 따라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이제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여러가지 일이 생기고 있는데, 특히 기독교인으로서 정당 이름에 "기독"이 붙는 당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우려가 큽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기독"을 달고 하는 일이 누군가를 차별하고 누군가를 제제하는데에만 관심이 있어보이거든요. 괜히 정교분리라는 개념이 생긴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구요.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종교가 정치에 드러나게 융합해서 일을 벌인 사건이 없어서 그 위험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저는 정치가 우리 삶에 매우 밀접하기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깊이 들어가서 함께 뒹굴기를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교회 역시 동떨어져 있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결론적으로 우리는 "정치를 이용"해야지, "정치에 이용 당하면"안됩니다. 교회를 정치에 이용해먹을려는 사람들이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있습니다. 부디 기도하며 현명한 선택을 하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